유독 소주가 달게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날 따라 술이 잘 받는 날일까요?
지금까지 모르고있던 소주의 진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술을 만들 때는 잘 도정한 쌀로 고두밥을 지어서 누룩을 골고루 섞고 물을 부어 두면 술이 만들어집니다.
술은 물과 알콜이 섞인 액체이고 그 술을 맑게 걸러낸 다음에 가열하는 것인데요.
물은 100℃에서 끓지만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알콜 (에탄올)은 78℃가 되면 증발해서 기체가 됩니다.
그 에탄올 증기가 수집돼서 냉각된 액체가 바로 소주입니다.
쌀로 만든 곡주를 가열하면 소주, 수수로 만든 술을 가열하면 고량주, 보리로 만든 맥주를 가열하면 몰트 위스키, 포도로 만든 와인을 가열하면 브랜디(꼬냑)가 나옵니다.
이것이 모두 증류주입니다. 특징은 도수가 높은 술입니다.
시중에서 좀 비싸게 팔리는 소주를 보면 원재료명에 증류원액 쌀 100%만 써있습니다.
이것은 쌀로 만든 술을 증류시키고 다른 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증류식 소주입니다.
그런데 마트에서 천원대로 살 수 있는 소주는 어떨까요?
이게 바로 우리가 식당이나 음식점에서 3~4000원에 마시는 바로 그 소주인데요.
이 소주의 원재료는 정제수(물), 그 다음 나오는 것이 주정입니다.
천원대의 소주는 모두 다 이 주정이 주원료입니다. 주정은 식물의 전분을 발효시켜서 만든 순도 95%의 에틸알콜입니다.
그런데 전분의 원료를 쌀이나 고구마로 하게 되면 원가가 엄청 비싸집니다.
따라서 싸게 얻을 수 있는 전분을 사용하게 되는데 아프리카에서 나오는 카싸바라고 하는 식물의 덩이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이 쌉니다.
타피오카라고 들어보셨나요?
버블티에 들어가는 말랑말랑하고 동그란 펄 알갱이가 타피오카로 만든 겁니다. 타피오카가 카싸바에서 추출한 전분을 말합니다.
카싸바가 쌀이나 고구마보다 훨씬 쌉니다. 그래서 그것으로 만든 주정도 싸고, 그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드는 소주도 쌉니다.
소주 출고가의 72%가 세금이 붙어 있어도 우리는 마트에서 천원대의 소주를 살 수 있습니다.
이제 아셨겠지만, 천원대의 소주는 쌀로 만들수가 없습니다.
타피오카 전분으로 만든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든 희석식 소주입니다.
그런데 이 소주의 원재료를 보면 증류식 소주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주 조금 첨가한 것 뿐입니다.
쌀과 누룩으로 만든 곡주를 증류해서 만든 증류식 소주는 그 나름의 향이 있습니다.
증류 과정에서 알코올이 수집될 때 그 곡주의 향기 물질들도 같이 수집이 되는데 하지만 주정에 물을 타서 소주를 만들면 알코올 향만 납니다.
소독약 냄새가 나면 소비자들은 싫어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타서 희색시킬 필요가 있는데요.
그래서 설탕보다 수백배 단맛이 나는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토마틴, 스테비올배당체, 이소말토 올리고당, 자일리톨, 글리신, 알라닌, 아스파라긴 등 감미료를 넣습니다.
소우리가 가끔 소주에서 단맛이 난다고 느낄때는 술이 잘 받는날 보다는 감미료 때문입니다.
-출처 이재성의 식탁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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